희망

배경 무늬는 민음사 셰익스피어 전집 1권


모든 것이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변함없이 존재하는 기적을 믿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. 각본이 참신한 건 아니지만,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줄 수 있는 감동이 있다고 생각함. 나는 각본을 중요하게 보는 편이라 아주 고평점은 못 줬는데 역시나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특정 몇 장면이 기억에 남음. 내가 설령 이름도 잃고 기억도 잃고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다시 살아간다고 해도 나의 본질(이 영화에서는 영혼이라고 부르는 것)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, 그 본질이 달라지지 않는 한 나는 여전히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믿음과 누군가는 나를 찾아내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음. 아주 따뜻하고 조금은 나른하지만 그래서 쉴 수 있게 해주는 영화. 러닝 타임 3시간을 버틸 수 있다면 집에서 봐도 괜찮을 듯.

생각해보면 SNS라는 것도 이름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껍데기인 것이고 계정을 바꿔서 아예 새로 시작하기도 하는 건데 그러다 어디선가 누군가와 다시 만난다면... 그것도 인연이겠거니.


설마 이 날씨에 또 밖에서 헌법 1조를 말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게 뭐지. 이러려고 성정석 응원봉 샀나 봄. 지금이야 웃으면서 농담하고 있지만 처단한다는 거 보면서 정말 죽일 셈인가 싶었다.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죽였을지도... 덕분에 내일은 일산 갔다가 여의도 갔다가 아주 그냥 경로 개판 됨. 다음날은 잠만 잘 것임. 요즘 정말 아침에 눈 떠서 잠들 때까지 분초 단위로 속보가 나와서 다른 건 볼 여유도 없음. 난 방에 처박혀서 책 읽고 글만 쓰는 삶을 살고 싶었어.

12-06
yunicorn